부산 해운대 바닷가에 살고있던 한 사나이는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국제범죄무대에 뛰어든다. 마침내 유럽의 국제열차에서 처절한 혈투를 벌이기까지의 한 사나이의 부정과 분노가 엮어내는 눈물겨운 드라마.

바다에서는 죽음의 냄새 같은 것이 불어오고 있었다.
거센 바람에 가로수 가지가 꺾일 듯 휘어지는 것이 보였다.
자정이 지난 시각이었다.
속도계의 바늘이 드디어 100을 넘어서고 있었다.
검은 사신이 달려든 것은 바로 그때였다.
그것은 흡사 박쥐처럼 차창 앞으로 달려들어 그녀의 시야를 가렸다.
그녀는 두 눈을 질끈 감으면서 브레이크 페달을 꽉 밟았다.
거의 동시에 차체가 무엇에 심하게 부딪쳤을 때 나는 충격음과 급브레이크에서 파생되는 긴 비명이 그녀의 귀를 때였다.
아아, 제발...오, 하나님... 이것이 꿈이기글...
제발 꿈이라고 말씀해주십시요.
그녀는 운전대를 꽉 쥔채 그 위에 엎드려있었다.
그녀의 가냘픈 어깨가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하나님은 그녀를 구원해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