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사뮈엘 베케트의 대표작『몰로이』. 〈말론 죽다〉, 〈이름 붙일 수 없는 자〉와 함께 베케트의 소설 3부작을 구성하는 작품으로, 현대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1951년에 출간된 이 소설은 프랑스 문학사에서 소설 작법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메타소설로서 누보 로망(새 소설)의 선구적 역할을 했다.

베케트는 이 작품을 통해 전통적인 소설의 형식을 거부하였다. 언어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했으며, 그동안 고려되지 않았던 작가 위치를 부각시키고 이야기하는 방식과 글이 씌어지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었다. 이 작품에는 베케트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인간 삶의 부조리함, 자아 탐구, 언어의 한계성, 글쓰기 자체의 문제들, 작가의 죽음 등의 주제에 대한 고민의 결실이 담겨 있다.

1부는 몰로이가 희미한 기억을 바탕으로, 자신의 어머니 집에 가다가 길을 잃고 숲에서 헤맸던 경험을 풀어낸 것이다. 한때 부랑자였던 몰로이의 독백은 단 두 문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2부는 사설탐정 자크 모랑이 몰로이를 찾으라는 지시를 받고 여행을 떠났다가 결국 실패하고 중도에서 길을 잃게 된 이야기를 기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