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거문고 합자보와 중국 고금의 감자보를 비교·분석하다

한국과 중국의 문인들이 양성정養性情과 수기치인修己治人을 위해 악의 도구로 삼은 것이 거문고와 고금이다. 거문고와 고금의 음악을 담은 악보인 금보琴譜에 거문고의 대표적인 기보법인 합자보合字譜와 고금 의 대표적인 기보법인 감자보減字譜에 대해 개론적 접근에서 더욱 천착해 보고자 한 결과물이 이 책이다. ‘중국의 감자보를 변형한 것이 한국의 합자보이다’ 라는 기존 단촐함에서 각 기보법의 연원과 기보체 계, 사용용례, 변화내용 등을 양국의 최대한 볼 수 있는 모든 금보를 통해 연구하였다.

시대와 문화정신의 산물인 기보법에 있어서 거문고의 합자보는 실용성을 중심으로 변천이 이루어진데 비하여 고금의 감자보減字譜는 관념성을 추구하고 있다. 한국 금보의 합자보는 기보체계의 형성 이후 다양한 변화 과정과 육보로의 대체는 조선조 후기 실용성과 합리성을 추구하는 실학정신이 반영된 것이다. 합자보에서 섬세한 리듬의 표기와 속도, 절주 등의 음악적 변화를 나타내기 위해 육보를 비롯해 문자보다는 여러 가지 기호들을 사용한 점이 이를 증명해 준다. 중국의 감자보는 관념성이 강하여 기보체계 형성 이후 변하지 않았다. 감자보에서는 속도와 절주 등의 표기를 위해 부호가 사용되지 않고, 감자보 옆에 선이나 점, 문자 등이 기보되었다. 문화적, 음악적 지향점이 상호 유사한 거문고와 고금의 금보에 수록된 기보법의 비교 연구는 한·중 음악학 발전을 위한 초석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