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일은 간단한 이치다.
은혜가 있으면 갚고, 원한이 있으면 복수한다.”

소설 〈폐후의 귀환〉은 황후 심묘가 죽음을 상징하는 흰 비단을 하사받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심묘는 정왕 부수의가 황위에 오르기까지 그의 곁에서 전심전력으로 내조했으나, 부수의 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과 가족들을 배반했다는 사실을 죽음 직전에 깨닫는다. 다음 생이 있다면 이 억울한 한을 그들의 피로 씻으리라 다짐하며 눈도 감지 못한 심묘. 하늘이 그 깊은 원한을 딱하게 여긴 것인지, 죽음의 순간 심묘는 14살로 회귀하여 제2의 삶을 살게 된다.

“네 원한을 내게 줘. 내가 너 대신 복수해줄게.”

지난 생에 주위에 휘둘리기만 했던 심묘는 이번 생에선 주체적으로 움직이며 자신의 인생을 새로이 바꾸어 간다. 어릴 적부터 그녀를 괴롭힌 친척들은 이전과는 달라진 심묘의 모습에 당황하고, 아둔했던 옛 모습에서 환골탈태한 심묘는 전생의 원수들을 파멸로 이끄는 동시에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그런 그녀의 눈앞에 자꾸 나타나는 한 남자가 있다. 사가 소후야 사경행. 사람을 홀릴 만큼 아름다운 얼굴과 뛰어난 머리, 무예 실력을 뽐내는 사경행은 어린 소녀답지 않은 잔혹하고 냉정한 그녀의 모습에 호기심을 갖게 되는데…….

독자들은 철두철미하고 통쾌한 복수에 감탄하기도, 심묘의 냉정한 모습 뒤에 숨겨진 슬픈 이면에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그녀의 의지를 계속해서 흔들어놓는 사경행에게 두근거리기도 하며 폐위된 황후 심묘의 긴 여정을 따라간다. 과연 심묘의 이전 생의 소망은 모두 이루어질까? 한 사람의 운명은 바뀔 수 있는 것일까? 대담하면서도 빠른 전개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필력, 입체적인 인물 설정과 큰 스케일의 사건들이 마지막 페이지까지 빛을 발하며 읽는 이로 하여금 이야기에 빠져들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