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에 입학한 이후 민속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임동권 선생님의 민속학과 민요 강의를 들은 후 부터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국립민속박물관에 들어와 하효길 선생님을 만나 민속학에 대한 학문적 가르침을 받은 매우 행운이었다. 그런 학습을 통해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많은 조사 사업과 보고서 작성, 그리고 논문을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다시 국립민속박물관으로 돌아와 다양한 조사사업과 연구를 행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관장님이셨던 이종철 선생님의 덕분이었다. 이 분들이 바로 나의 학문 스승이셨다.
이 책에 수록된 내용은 민간신앙과 관련된 나의 졸렬한 흔적이다. 초기에 생각했던 단순한 마을신앙의 전승양상들이 점차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자신의 색깔도 변화시키며 전승하는 것을 보면서 민속문화의 생존방식임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이러한 생존의 변화는 단순히 민속문화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도 직결되어 나타난 것이다. 『한국 민간신앙의 전승과 실제』에 수록된 글과 최근에 작성된 민간신앙 관련 논문을 모아서 개정판을 내게 된 것도 그러한 전반적인 흐름을 보여주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