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봄의 나날들이 지나가는 것이 하루하루 안타깝다면, 세상에서 봄이 가장 긴 곳으로 가야겠지요. 바로, 광주입니다. 광주는 MOVE의 국내 여행 시리즈 〈당신이 모르는 그곳〉의 네 번째 도시였습니다. 2020년 1월에 책이 나왔고, 저는 2019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세 계절을 이 도시에서 보냈습니다. 결론은 그랬습니다. “광주와 아무런 연고도 없고, 예술가도 아니고, 비즈니스도 없는 이가 여행으로 광주를 택하기는 진짜 어려운 일이다. 광주란 도시는 순수한 여행지로 간택 받기엔 뭔가 무겁고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MOVE는 광주 여행을 권한다. 왜냐하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보적인 스토리, 예향의 문화, 미식의 원형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이 도시도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것입니다. 생소하고 낯선 도시가 익숙해지면서 그 안의 사람들이 보이고, 사람들이 좋아지니 그들의 역사와 과거도 궁금해졌습니다. 이건 순전히 제가 대한민국에서 어정쩡하게 80년대를 보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저처럼 애정을 가지고 광주를 보세요. 여행지로도 괜찮은 도시입니다.’ 라는 시선은 설득력이 부족한 것을 느낍니다. 이럴 땐 ‘한국에서 가장 멋지고 쿨한 도시’로 광주를 정의하는 외국인들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어떨까 합니다. 세계관을 넓히면 시야도 넓어집니다. BTS의 Ma City 덕분에 광주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는 외국인들이 늘었습니다. 홍콩,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등 현재 진행형인 세계 각지의 비인권적인 세태 속에서 지구인들은 광주를 바라봅니다. K-팝, K-드라마를 넘어 이젠 K-민주주의까지! 한국이, 광주가 K-민주주의의 성지가 되었습니다.

오월엔 광주에 가겠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니까요. 오월이 아니더라도 광주에 가겠습니다. 광주는 봄이 영원히 머무르는 곳이니까요. 이번 호 〈당신이 모르는 그곳, 오월광주〉는 광주 2탄이라 생각해 주세요. 2020년 봄 이후 새로워진 광주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뭐가 있을지 몰라 덮어두었던 안방의 큰 보자기도 살짝 열어보았지요. 놀라지 마세요. 얌전한 코끼리 한 마리가 들어있더군요. 절대 해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떠나 광주는 여행지로서 충분히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이 도시의 속살이 궁금해진 분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거기에 MOVE가 함께 할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